자율주행에 관한 고찰

사흘 전 고양시에서 훈련을 마치고 팀원들과 늦은 저녁을 먹으러 행신동 김치찌개집에 난입했다.9명이서 가는데 차가 9대니까 자연스럽게 차 얘기가 나온다.하지만 나는 차를 잘 몰라. 전기차와 자율주행이 화두다.고속도로에서 편하다, 시내에서 편하다, 토론이 진행되고 연비에서 자동차세를 거쳐 난방비로 주제가 바뀐다. 잠자코 이 밥에 김치찌개를 섞어 김을 뿌려 먹고 있는데 질문이 들어와 내 차에는 자율주행이 없는 것 같다고 했더니 2초간 정적이 흘렀다. 마치 아직 폴더폰을 사용하는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에 시판 설명서를 꺼내본다.

자율주행 설정 방법은 위의 4개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.1번은 차선 이탈 시 기계가 핸들을 조작해준다.2번은 자율주행 속도를 설정할 수 있다.3번은 앞차와의 거리를 4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.4번은 위아래로 속도를 높여 낮출 수 있다.

계기판 위의 자율주행 모습.1번을 누르면 녹색 핸들 표시가 나오고 2번에서 주행속도, 3번에서 차간거리가 나온다.4번에서 1km 단위로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. 사흘째 자율주행 모드를 사용하다 보니 이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됐다. 1번, 2번 눌러서 엄지손가락으로 속도를 조절하니까 다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편해.발 대신 손으로 엑셀을 조절하는 기분이야.고속도로에서는 어렴풋이 졸리기도 하는 것 같지만 막히는 길에서 마음대로 가서 멈추기 때문에 특히 편리하다. 터미네이터를 보고 자란 내가 시간이 흘러 면허를 딴 아들에게 아들아 손으로 버튼을 몇 개 눌러 따는 건 면허가 아니다.내 때는 T자, S자, 변속, 평행주차라며 망설이는 듯한 편리함이다. 어제 저녁에도 퇴근 후 소파에 앉아 아내에게 자율주행을 써봤는데…라고 사흘째 에피소드를 얘기하는데 들어주지 않아 쓰는 글이다.

다음 번에는 다시 맛집 블로그입니다.#자율주행 #김치찌개 #난방비 #터미네이터

error: Content is protected !!